진짜 밥 먹을 때랑 운동할 때만 티비보는데, 운동을 대개 한 시간 하니깐 이틀이면 웬만한 영화 한편은 보는 것 같다. 이것도 이틀 걸렸음.
퀴어 청소년이 주인공이라 개봉할 무렵에도 흥미롭다 생각했다. 예상대로 만듦새가 괜찮은 성장물이었다.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방식도 따듯했다. 요새는 트랜스젠더에 대해 이런저런 논란이 많다. 나도 사회에서 고정된 성관념이나 차별이 있지 않다면 트젠이란 개념도 필요치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퀴어나 엠투엪 트젠을 미소지니적으로 표현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어떤 성별이든 하고 싶은 걸 한다'는 메세지가 좋았다. 일단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씨름 선수'라는 설정부터가 그렇지 않나.
후반부에 아버지가 쥔공을 엄청나게 포용하고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카타르시스는 없어서 좀 아쉬웠다. 생각해보니 대한민국 아버지에게 퀴어의 존재란... 포용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지 않나 싶고. 마지막까지 아빠와 완전히 화해하지 않은 것도 이해 간다.
아, 여기서 기뮨은 그 아버지 역이다.ㅋㅋ 여기서도 찌질한 한남애비충임.(과장 아니고 진짜 이 말 만큼 이 캐릭을 잘 묘사하는 단어 없음) 거부기 달린다에선 찌질무능애비였다면 여기선 한남애비다. 술 처먹고 폭력 휘두르고... 등등. 되게 최근 본 영화들에서 캐릭이 찌질해서 인지 쏭강호랑 겹쳐보이더라. 쏭이 찌질함의 극치라면 기뮨이 연기하는 애비는 한남의 극치임. 기뮨은 아무리 찌질한 연길 해도 특유의 무게가 있더라. 그게 폭력성이나 권위로 표현된다. 그래서 더 한남 같음.
아니 뭐 욕만 하는 것 같네ㅋㅋ 배우분께선 여기서도 연기 잘 하셨다.
아무튼 독특한 소재에 쥔공도 되게 연기 잘해서 인상 깊더라. 쥔공 배우 필모선택을 과감히 했네~ 라 생각했음. 개봉당시... 12년전의 기억에 의하면(ㅋㅋ) 이거 찍으려고 살을 엄청 찌웠다고 했던듯.
그런데 이 쥔공 배우가 류뎍환이었음!ㅋㅋ 김쟤욱이랑 쥬지휸이랑 친하다고 엄청 말은 많이 들었지만 얼굴은 잘 몰라서 크레딧 나오고 깜짝 놀랐다. 신기했음. 한 스무살 언저리에 이거 찍은 거 같더라. 지금 와꾸는 아래와 같은데
같이 어울리는 두분이 화려한 외모(?)랄까... (음 사실 욱은 몰라도 주가 화려한 외모는 아닌 것 같다) 키도 그렇고 워낙 눈에 띄는 분위기를 갖고 있어서 이분 비주얼이 다소 수수한 게 재미있다. 분위기만 보면 욱이나 주 같은 사람이랑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데ㅋㅋ 어쩌다 친해졌을까. 신기.
말이 샜네. 영화 감상은 여기까지다. 별 세개반 정도 주고 싶은 영화였다.
셋 조합 귀여우니 사진이나 올리고 마무리 지어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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